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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좋은

우리 아파트의 역사, 무릎팍 쏭양이 파헤친다 팍팍! 1편



우리 아파트의 역사, 무릎팍 쏭양이 파헤친다 팍팍!


아파트의 왕국. 우리나라에 따라 붙는 수식어 중 하나입니다. 외국인들은 한국을 방문하면 높게 솟은 아파트의 높이를 보고 놀라고, 또 엄청난 아파트 수에 또 놀란다고 하는데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니 주거 건물의 고층화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지사죠. 그런데 처음 경제가 발전하면서 계속 크고 높은 아파트만을 추구하던 아파트들이 이제 어느샌가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고 문화를 받아들여 신개념의 아파트들을 건설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언제부터 아파트를 만들어왔을까요? 또 어떻게 이렇게 변화해온 것일까요? 그 궁금증을 송도IBD 블로그 쏭양이 파헤쳐 본다고 합니다. 자, 쏭양에게 질문을 해볼까요? 팍팍!

Q.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뭐야?


음, 역시 첫 번째 질문은 그거구나.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1930년 건립된 서대문구 청정로 3가에 있었던 4층 규모의 유림아파트로 전해져. 일본인들이 거주했으며, 광복 이후에는 호텔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해.

광복 이후 최초의 아파트는 1958년 서울 성북구 종암동 고려대학교 앞에 세워진 종암아파트야! 한 가구당 크기는 17평의 구조였고, 4층짜리 건물 4동에 모두 152가구가 지어졌대. 준공식에 이승만 전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전국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는데? 당시에는 생소한 용어인 '아파트먼트 하우스(apartment house)'라는 용어를 써서 그 이후로 아파트라는 말이 통용되기 시작했다고 해. 이 아파트는 1995년 철거되었단다.

그러면서 1958년 서울 중구 주교동의 "중앙아파트", 59년 충정로에 "개명아파트" 등 주로 층이 낮고 규모가 작은 아파트들이 건설되기 시작했으나, 오늘날의 아파트라기 보다는 연립주택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거야.



Q. 응, 그렇구나. 그럼 본격적으로 높은 아파트가 지어지기 시작한 건 언제야?


본격적인 아파트 시대를 연 것은 196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야. 62년 대한주택공사가 만든 단지 규모의 마포아파트. 지금봐도 생소한 Y자형 매스구조를 갖는 이 아파트는 동 간격이 지금의 아파트와 비교해 상당히 넓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했다고 해. 사진에서도 보이지? 당시 주변 환경과 비교해 볼 때, 얼마나 신식 구조인지. 그렇게 아파트 시대를 열자 부엌이 안방으로 들어오고 생활 구조가 입식 위주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때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그럼 김장독은 어디에다 묻느냐"는 것이었대. 음음, 그때는 집집마다 김장을 했으니 고민할만 하네! 지금처럼 김치냉장고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1966년 택지개발체제 정비기에 지어진 동부이촌동 공무원아파트는 지방정부에 의한 토지구획정리사업과 주택공사의 대규모 단지개발사업 그리고 공업도시개발과 관련한 주택지조성 등을 배경으로 지어졌어. 말은 어려워도 어쨌든 주택이 많이 필요하다는 거지. 60년대 후반 모래벌판을 매립해 대규모 주택지가 조성되면서 아파트들이 연이어 건설되었지. 그 중 이촌동 아파트는 서울 시내 아파트 촌의 효시로 여겨 지고 있어. 이 아파트를 시작으로 70년대에 여의도, 강남, 잠실 쪽으로 아파트 건설이 확산되기 시작했거든. 이촌동은 1970년 한강로를 기준으로 동쪽은 동부이촌동, 서쪽은 서부이촌동으로 나뉘어지기 시작한단다. 이후 동부이촌동은 풍수적 명당요건에다 교통과 환경까지 겸비한 강북 최고의 주택단지로 부상하게 되지. 이 아파트는 지난 1994년 철거 되었어.


Q. 70년대에 아파트 붕괴 사건이 일어났다는데? 그게 뭐야?


응. 아파트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사건이지. 정확히 1970년대 4월 8일 새벽, 와우아파트라는 시민아파트 한 동이 폭삭 주저 앉았어. 이는 준공된 지 석달 만에 일어난 사고였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가파른 경사 밑에 지었던 판잣집까지 덮치고야 말았지. 주민 가운데 34명이 사망했고 40명이 부상당한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어. 

와우아파트는 서울시가 마포아파트의 성공을 보고 서민들에게도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건설한 아파트야. 그 당시 사람들이 엄청나게 서울로 몰려들었기 때문에 좁은 땅에 더 많은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싼 값의 서민아파트가 절실했던 것이지. 하지만 단기간 안에 주택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이 계획은 와우아파트 붕괴로 비극을 낳았어. 입주금 없이 가구당 20만원 씩 15년간 대출! 이라니 서민들은 환영했지. 여기에 힘을 받아 서울시는 건설 가구 수를 더 늘려 잡았지만 명목이 서민 아파트니 예산을 늘릴 순 없었어. 그 결과 건물당 투입되는 건축비가 점점 줄었지. 이는 결국 총체적인 부실 공사로 이어졌단다. 이 사태로 가수 조영남씨가 신고산 타령을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 얼떨결에 깔린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누나'로 바꿔 부르다가 '와우아파트 사건'을 부끄럽게 여겼던 박정희 정부의 기관원에게 끌려 갔다는 에피소드도 있다고 해. 이 사건 이후로 서민 아파트 건립은 주춤했고 비싸지만 안전한 중산층 아파트가 전성기를 맞게 되었지. 또한 아파트는 튼튼하게 건립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실하게 심어 주었고.



Q. 서민아파트에서 중산층 아파트로? 이제 본격적으로 지금의 아파트랑 가까워지기 시작했구나.


맞아. 70년대 설립된 중산층을 위한 아파트인 한강맨션아파트 이야기를 해볼까? 요즘에도 3000가구가 넘는 단지는 별로 많지 않잖아? 그런데 40년전 한강맨션아파트는 총 3220가구의 규모로 조성되었어. 주택공사는 서민아파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생활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택을 건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70년대 초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건설사가 있겠어? 어쩔 수 없이 주택공사 측에서 이 건설을 시작했지. 한강맨션아파트 준공에 앞서 일어난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해 아파트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초기에는 분양 실패를 겪었지만 점차 미분양은 해소되었다고 해. 한강맨션아파트는 학교와 공공기관, 상가 등 각종 편의시설과 주거공간을 한 곳에 모아 놓아야 한다는 '근린주구론'에 입각한 아파트 단지 개발의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 또한 잇따라 건설된 반포와 잠실, 여의도, 압구정 현대 등 중산층 아파트의 선구적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지.



Q. 지금은 건설사 회사 이름을 따거나 아파트들을 브랜드화해서 많이 내놓잖아. 그런건 언제부터 시작된거야?


여기서부터 또 재밌어지지. 본래는 위에서 살펴본 아파트 이름에서처럼 지역명을 아파트 이름 앞에 붙이는 경우가 많았어. 그러나 1975년 현대건설이 현대아파트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럭키 아파트, LG 수지 아파트, 보라매 삼성 아파트 같은 지역명과 기업명을 함께 사용하기 시작했어. 하지만 이런 건 지금처럼 지속 가능한 본격적인 브랜드라기 보다 단순하게 해당 단지에만 적용된 단발성 브랜드인 셈이야. 

본격적인 브랜드 아파트가 등장한 것은 1999년 외환위기 시절. 삼성중공업 건설 부문은 2년 간의 개발 끝에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에 '쉐르빌'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달았어. 그걸 시작으로 아파트 브랜드 런칭이 급속도로 이루어졌지. 삼성물산의 래미안, 현대건설의 홈타운,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 롯데건설의 아이파크와 캐슬, 곧 이어 대림산업의 e편한 세상, SK건설의 SK뷰, 포스코건설의 더샾까지. 중견기업들도 이 대세에 끼어들고. 더 읊고 싶은데 입이 아파서 안되겠다. 헥헥.

지역/기업명을 사용하던 아파트 단지에 본격적인 브랜드가 등장한 것은 1997년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의 영향이야. 분양가가 자율화되면서 본격적인 품질 경쟁이 시작되었고 자사 아파트를 띄우기 위한 이른바 이미지 광고에 집중하면서 시작된 것이지. 이전까지 집은 그저 안락한 쉼터의 공간이라는 개념이었다면, 이제부터 집은 마치 패션처럼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된 거야.



그 예로 포스코의 더샵을 볼까? 더샵은 반올림을 뜻하는 음악기호 '#'에서 유래한것으로 반음 올림, 기존의 음보다 높아진다는 기본 개념과 더불어 온음과 온음 사이에 존재하며 음계를 더욱 풍부하게 해 주는 반음의 역할처럼, 잠자는 곳과 일하는 곳의 사이에 다양한 가치가 창조될 수 있다는 의미, 즉 더샵에서의 삶이 더욱 풍부해지고, 즐거워지며, 세련되어지게 하고자 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졌어. 주거 공간으로 이런 가치까지 포함하고자 하니 정말 대단하지? 마음을 읽는다는 슬로건 문구도 인간적이어서 굉장히 마음에 드네.

현재 송도국제업무단지에도 더샵 브랜드 아파트가 많이 입점해 있어. 더샵 퍼스트월드, 센트럴파크 1&2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고, 더샵 하버뷰, 엑스포 아파트 등이 있지.



Q. 더, 더 얘기해봐!

음,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편에는 현재 아파트의 모습들, 또 미래의 아파트는 어떤 방향을 가지고 나아갈지 생각해 볼거야.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아파트들에 대해서도 빠질 수 없겠지! 조금 어려운 얘기였지만 재미있었지? 그럼 다음 편을 기대해줘!



쏭양과 함께 우리나라의 아파트의 역사를 알아 보았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다녀 온 듯한 기분이 들지 않으세요?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에서부터 지금의 브랜드 아파트 열풍까지. 우리 역사, 경제 발전에 따라 아파트도 함께 변화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쏭양이 다음 편은 어떤 내용이 될 지 미리 예고도 해 주었네요. 곧 발행될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