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단어는 그 안에 이미 시련을 내포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이루기 쉽지 않은 것이기에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꿈. 그래서 우리는 현실 속에서도 꿈을 꾸기 위해 이토록 열심히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송도국제업무단지 커낼워크 내에 위치한 '꿈' 조형물 또한 자세히 살펴보면, 타원으로 요동치는 가운데에서도 드높이 들어 올려진 '꿈'이라는 단어를 볼 수가 있다. 꿈은 그렇게 시련과 좌절 속에서 어느 순간, 우리의 눈 앞에 나타난다. 커낼워크 안에서 빨간 색으로 치솟아있어 유독 더욱 눈에 띄는 '꿈'이라는 키워드,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영화와 노래 속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시련 속에서 한 단계씩 꿈을 이뤄가는 과정은 특히 스포츠 장르의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감동적인 인간승리를 다루기 위한 소재로써 스포츠 영화 특유의 스토리 라인이 그 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스포츠 영화는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감정이입의 확률이 높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2005년 개봉한 '말아톤'은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을 양산해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은 대표적 작품. 지적장애인인 배형진 군과 그의 어머니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되었는데 영화 곳곳에 배치된 유머, 눈물의 코드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또한 배우 조승우가 자폐아 청년인 '윤초원'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며 중견배우 김미숙은 초원이의 엄마인 '경숙'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영화 속에서 눈시울을 짓게 만드는 부분은 초원이를 바라보는 엄마로서의 고뇌. 마라톤이 정말 초원이를 위한 것인지, 초원이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한 자신의 욕심인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아들이 자폐아라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잊기 위한 마라톤은 결국 일종의 도피일 뿐이다. 꿈은 상황에 따라 현실을 잊게 만드는 마취제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초원이는 엄마의 손을 놓아버리고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스스로가 진정 원하는 것을 위해 초원이는 출발선을 박차고 뛰어나간 것이다. 이 시점에서부터 초원이의 마라톤은 현실도피가 아닌, 진정한 '꿈'이 된다. 꿈은 그렇게, 이미 이뤄진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의 형태를 띠고 있는 셈이다.
2010년 개봉한 '맨발의 꿈'은 축구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다. 한창 내전 중인 동티모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영화 또한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과거 촉망받던 전직 축구선수가 맨발의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나이키 축구화를 팔겠다며 축구 용품점을 차리는 것으로 영화의 본격적인 내용은 시작된다. 그러나 하루 1달러도 벌 수 없는 아이들은 축구화를 살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고, 전직 축구선수인 원광은 크게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더 이상 갈 곳도 없는 마지막의 순간에 희망은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했던가. 원광은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며 또 다른 삶을 살고자 한다.
한 켤레 신발이 꿈인 맨발의 아이들, 내전을 겪는 와중에 서로의 원수가 된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를 가르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유소년축구단을 결성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기적을 만들어낸다.
"누가 그래? 꿈도 꾸지 말라고! 돈 없으면 축구도 하지 말라고! 운동장에 서면 미국 애들이나 일본 애들이나 다 똑같단 말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 원광의 대사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게 하는 독백이기도 하다. 꿈은 가장 절박한 순간에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도 없는 순간에 솟구쳐 오르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제는 나아질 것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꿈과 희망은 그 자리를 찾아들게 된다.
| 동티모르 축구선수들과 김신환 감독
| 아이들과 함께 희망으로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김신환 감독은 동티모르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 6전 전승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고 현재도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단의 감독을 맡고 있다.
살아가면서 늘 가질 수밖에 없는 꿈. 때문에 꿈을 주제로 하는 노래들 또한 많다. 일기예보가 부른 '인형의 꿈'을 비롯해 화이트 '네모의 꿈', 현영 '누나의 꿈', 봄여름가을겨울 '어떤 이의 꿈', 바비킴 '고래의 꿈', 노리플라이 '강아지의 꿈, 그리고 권성연 '한 여름밤의 꿈'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꿈을 노래하는 것은 그만큼 일상과 현실 속에서도 버릴 수 없는 그 무엇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특히 근래에 인순이가 불러서 더욱 주목을 받았던 노래인 '거위의 꿈'은 1998년, 김동률과 이적의 프로젝트그룹인 카니발이 처음 불렀는데 10여년이 흐른 지금, 한참 선배가수인 인순이가 그 가사의 내용에 반해 다시 부르기를 원했다는 후문이다.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독이 될 수밖에 없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 그래서 꿈을 꾸는 것은 때로 어리석고 순진한 것쯤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그 모양과 형태가 조금씩 다를 뿐, 꿈은 우리 곁에 늘 존재한다. 꿈을 꾸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네 일상인 셈이다.
|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커낼워크
| 꿈의 얼굴 같은 표정
냉정하게 계산하고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최상의 선택을 하더라도 불행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고, 최악의 선택을 하더라도 최고의 만족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삶의 행복이라는 것은, 한낱 인간의 머릿속 계산만으로 알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때문에 누구도 '헛된 꿈은 독'이라고 쉽게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느 맑은 날, 송도국제업무단지 커낼워크에서 '꿈'이라는 조형물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이곳저곳으로 빠르게 출렁이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의 꿈, 물론 다양한 영화와 노래 가사 속에서 시련과 어려움을 얘기하고는 있지만 그 조형물의 역동성처럼 꿈은 늘 제 스스로 살아서 숨을 쉰다. 꿈은 때로 비현실적이고 허무맹랑한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엔 현실을 뒤바꾸는 기폭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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